
불을 끈 뒤에도 마음속 근심은 좀처럼 잠들지 않는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에서 천성을 향해 걷는 순례자는, 고단한 길을 견디게 하는 소망이 어디에서 오는지 묻게 한다. 장재형 목사(미국 올리벳대학교 설립)의 요한복음 14장 1~14절 설교는 이 질문을 예수님의 고별 말씀 앞으로 가져간다. 이별을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주님은 자신을 믿으라고 말씀하시고, 그들을 맞아들일 아버지의 집을 약속하신다. 이 묵상은 그 말씀이 오늘의 불안한 마음에 어떤 위로가 되는지 따라가 본다.
먼저 건네신 위로, 근심 속에서 붙드는 믿음
고별의 자리에서 먼저 위로를 건네신 분은 십자가를 앞두신 예수님이었다. 제자들은 의지하던 스승이 떠나신다는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고, 함께 걸어온 시간이 끝난다는 두려움 속에서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주님은 자신의 고통이 다가오는 순간에도 그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살피셨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는 말씀에는 두려워하는 제자들을 끝까지 돌보시는 사랑이 담겨 있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자신의 길을 인도하신다는 확신 안에서 평안을 건네셨고,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는 요청으로 그들이 의지할 분이 누구인지를 다시 가리키셨다.
이 설교가 함께 떠올리는 바울도 감옥 안에서 바깥의 교회를 격려했다. 빌립보서 4장 4절의 기쁨에 대한 권면은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이 다른 이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 형편만 바라보면 나눌 힘이 없어 보이는 때에도 하나님을 향한 신뢰는 시선을 이웃에게로 돌려 놓는다.
그래서 오늘의 근심을 이 말씀 앞에 가져오는 일은 내 마음이 무엇을 의지하고 있는지 살피는 데서 시작된다. 그분께 의지해 얻는 평안은 곁에서 흔들리는 사람에게 기도의 손을 내밀 힘이 된다. 내가 돌봄이 필요한 날에도 누군가의 두려움을 함께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믿음의 자리를 넓힌다.
아버지의 집, 상실 너머를 바라보는 소망
요한복음 14장 2~3절에서 예수님은 아버지의 집에 거할 곳이 많다고 말씀하신다. 제자들을 위한 처소를 예비하시고, 다시 와서 그들을 영접하여 자신이 있는 곳에 함께 있게 하겠다는 약속이다. 떠나신다는 말씀에 마음을 빼앗겼던 제자들 앞에 함께할 미래가 열린다. 고별의 대화 속에는 이미 다시 맞아들이겠다는 사랑이 흐르고 있다.
이 약속에서 소망의 중심은 우리를 영접하실 예수님이다. 죽음이 모든 관계와 가능성을 끊어 버릴 것처럼 보이는 자리에서도 주님은 자신과 함께할 삶을 말씀하신다. 신앙이 죽음 너머를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그 미래를 약속하신 분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장재형 목사는 이 천국 소망을 현대인이 겪는 상실과 두려움에 연결한다. 병상에서 자신의 연약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삶의 위기 속에서 마음 둘 곳을 찾는 사람에게 아버지의 집은 깊은 위로가 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기억하면 오늘의 무게를 감당하는 마음도 달라진다. 아버지의 집을 향한 소망은 오늘 맡겨진 삶을 끝까지 걸어갈 용기가 된다.
길이신 주님을 따라 방향을 새롭게 하는 믿음
도마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 모르는데 그 길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묻는다. 예수님은 자신이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대답하신다. 요한복음 14장 6절에서 아버지께 이르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 그분 자신이며, 앞날을 알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주님은 따라야 할 분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려 주신다.
성경 묵상은 이 말씀을 자신의 삶에 되묻는 시간이 된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으며, 누구의 말씀을 따라 하루의 선택을 내리고 있는가. 설교는 말씀과 기도 안에서 예수님을 끊임없이 만나고 그분을 살아 계신 구주로 의지하라고 권면한다. 여기에는 회개와 결단이 따른다. 예수님을 길이라 고백하면서도 자기 생각만으로 방향을 정하려 했던 마음을 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본 사람은 아버지를 보았다고도 말씀하신다. 요한복음 14장 9~11절은 아들이 아버지 안에, 아버지가 아들 안에 계시며 예수님의 일 가운데 아버지의 일이 드러난다고 증언한다. 길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여정은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 가는 삶과 이어진다. 요한복음 15장의 포도나무와 가지가 보여주듯 우리의 삶과 열매도 주님과의 연합에 뿌리를 둔다.
소망의 기도는 이웃에게 닿을 때 깊어진다
요한복음 14장 12절에서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이들이 자신이 하시는 일을 하며 더 큰 일도 하리라고 약속하신다. 장재형 목사는 이 말씀을 제자들을 통해 온 세상으로 넓어질 복음 사역과 연결한다.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은 그들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 사명을 감당하도록 붙든다. 제자들의 근심을 어루만지던 말씀이 세상을 향한 부르심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어지는 13~14절의 기도 약속에는 뚜렷한 목적이 있다. 아들을 통하여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것이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한다는 것은 그분의 뜻과 자신이 바라는 것을 함께 살피는 일이기도 하다. 설교는 주님의 이름을 힘입어 하나님께 구하고 응답을 바랄 수 있다는 사실을 성도에게 주어진 영적 특권으로 설명한다.
선교와 교회 개척, 구제의 현장에서도 이 기준은 분명하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일하는 사람에게는 그분 안에 깊이 거하고 그분의 뜻을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럴 때 기도와 헌신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가 된다.
이 말씀 앞에서 기도의 내용은 조금씩 깊어진다. 내 문제를 아뢰던 마음은 다른 사람의 필요를 함께 품고, 나를 붙들어 주시기를 구하던 입술은 지친 이웃을 위해서도 주님의 이름을 부른다. 고별의 자리에서 시작된 사랑이 오늘 우리를 통해 누군가에게 닿는 것이다.
밤이 깊어지면 마음속 근심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 그때 기억할 것은 우리를 영접할 집을 예비하시며 자신을 믿으라고 말씀하신 주님이다. 오늘 나를 붙드신 그 약속을 품고, 나는 누구의 불안한 밤 곁에 잠시 머물러 함께 기도할 수 있을까.
장재형 박사는 현장 선교와 디지털 미디어 사역을 통해 세계 여러 지역에 복음을 전해 왔으며, 그 사역의 열매로 지상명령에 헌신하는 많은 이들이 세워졌다. 이러한 선교적 비전을 바탕으로 올리벳은 처음에 선교사 훈련을 위한 작은 교회 학교로 출발했다. 이후 보다 체계적인 신학 교육과 선교 인재 양성을 위해 2000년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에 올리벳신학대학 및 신학교가 설립되었다.
학교가 성장하면서 장 박사는 2004년 샌프란시스코에 Olivet University를 공식 설립했다. 올리벳은 샌프란시스코의 다양성과 역동적인 환경 속에서 신학을 중심으로 음악, 저널리즘, 예술디자인, 기술 분야까지 교육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또한 윌리엄 와그너 박사를 비롯한 교수진을 영입하며 교육 역량을 강화했고, 2005년에는 옛UC 버클리 다운타운 익스텐션 캠퍼스로 이전해 대학으로서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
2006년 장박사는 선교 사역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총장직을 데이비드 제임스 랜돌프 박사에게 이양하고, 국제총장으로서 세계 선교 사역을 이끌었다. 이후 Olivet University는 2009년 기관 인증을 받았으며, 언어교육대학과 경영대학을 추가하고 학위 과정과 국제 협력 관계를 확대하면서 세계 선교를 위한 기독교 교육기관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