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닫힌 문 앞의 실존과 구원의 서광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의 단편 소설 「법 앞에서(Vor dem Gesetz)」에는 평생 동안 법의 문 문턱을 지키며 서 있었으나, 끝내 그 안으로 단 한 걸음도 내딛지 못한 시골 문지기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문은 문지기 바로 앞에 언제나 활짝 열려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거룩하면서도 차가운 문지기의 위엄 앞에 압도된 그는 죽는 순간까지…
주기도문 강해: 율법의 칼날을 꺾고 타인을 해방하는 은혜의 복음주의적 다이내믹스 빅토르 위고의 불후의 명작 『レ ミ제라블(레 미제라블)』에서 죄의 사슬에 묶여 평생을 도망치던 한 인간을 근원적으로 거듭나게 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의 도정으로 이끈 것은, 죄의 유무를 자로 재듯 들이대던 법전의 차가운 판결문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밀려오는 정죄와 보복의 손길을 단숨에 멈춰 세운 미리엘 주교의 압도적이고 신비로운…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 속에서 미켈란젤로가 묘사한 선지자 예레미야를 마주해 본 적이 있습니까? 깊은 침묵 속에 턱을 괴고 앉아 있는 그의 굽은 등에서는 나라의 멸망을 지켜봐야 했던 한 인간의 처절한 비탄과 시대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거장의 붓끝이 포착한 그 고뇌의 농도는, 어쩌면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지나며 영적 고립과 교회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과도…